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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10.1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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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이식 수술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비용 없어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단장 증후군 앓는 배창곤씨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단장 증후군 앓는 배창곤씨

▲ 단장증후군을 앓는 아들을 간병하고 있는 어머니 김혜진씨.



"창곤이랑 같은 또래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24시간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창곤이가 이 시간들을 견뎌내는 게 얼마나 힘들지…."

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거대결장을 앓아 최근 소장의 대부분을 제거한 아들(배창곤, 22)을 돌보는 김혜진(49)씨는 "본인도 힘들 텐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병원비를 벌고 싶어하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며 흐느껴 울었다.

대부분 시간을 누워서 지내는 아들 배씨의 시간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2013년 여름에 멈춰 있다. 추석을 앞둔 여름, 배씨는 복통을 호소했다. 그리곤 새벽에 구토에 시달려 그 길로 병원에 입원했다.

신생아 때 선천성 거대결장으로 수술한 적이 있는 배씨는 고등학생 때까지 별 탈 없이 지내던 터였다. 집안 살림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배씨의 외조부모와 여동생, 아빠를 포함한 여섯 가족은 단란하게 살았다. 의류 판매장에서 시간제로 일했던 배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병상에 눕자마자, 벌이를 그만두고 밤낮없는 간병 생활을 시작했다.

배씨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4번의 수술로 소장의 대부분을 제거했다. 하지만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았고, 배씨는 구토와 함께 코에서 녹색 토사물을 뿜어냈다. 의사는 어머니 김씨에게 "마음을 정리하라"고 했다.

김씨는 남편이 운송업으로 매달 벌어오는 120만 원으로 친정부모님까지 모시고 있다. 이중 매달 65만 원이 월세로 빠져나가고 아들의 약값과 진료비 등 100만 원이 든다. 지금까지 밀린 수술ㆍ진료비만 1000여만 원. 그나마 배씨가 미성년자였을 때는 서울대학병원 사회사업팀을 통해 의료비 전액을 지원받았지만, 지금은 의료비 전액을 다 떠안아야 한다. 끼니는 조부모의 국민연금 30만 원으로 겨우 이어가고 있다.

소장이 짧아 음식물을 소화하지 못하는 배씨는 주삿바늘을 통해 TPN이라는 고장성 용액으로 영양소를 흡수하고 있다. 밥이나 물을 먹으면 곧바로 배설된다. 배씨에게는 뇌사자의 소장 이식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이식 비용이 1억 원이다. 소장 이식을 받지 못하면 배씨는 평생 병상에서 지내야 한다.

어머니 김씨는 정부 지원을 받고 싶어 주민센터를 방문했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있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어머니 김씨는 "창곤이가 단장 증후군이라는 질환에 걸린 것에 대한 좌절감으로 굉장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아들 치료비와 부모님의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아버지 수입으로만 가정의 생계비와 창곤씨의 치료비를 부담하기에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창곤씨의 외조부모님들도 건강이 좋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가정에 도움의 손길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