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왜 사서 고생하냐구요? 검은 대륙에 복음 전하려고요!

(평화신문)



사제 생활 35년 차, 만 64세의 사제가 마지막 사목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난다. 원주교구 김한기(1983년 수품) 신부다.

김 신부는 12일 오후 5시 주교좌 원동성당에서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파견 미사를 봉헌한다. 그리고 곧바로 아프리카 잠비아로 떠난다.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도 300㎞가량 떨어진 은돌라교구 성 마티아스본당에서 사목하며 현지인들에게 복음의 기쁨을 전하게 된다.

“선교사로 사제생활을 마무리 할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해외 선교를 허락해주신 교구장님께도 감사드리고요. 오래전부터 간직해온 선교사의 꿈을 이루게 돼 기쁩니다.”



해외 선교사 꿈 이루게 돼 기뻐

김 신부는 1990년대 중반 교구 사목국장 시절부터 해외 선교사를 꿈꿔왔다. 하지만 당시 원주교구는 ‘피데이 도눔’(Fidei Donum, 믿음의 선물이란 뜻으로 사제가 부족한 다른 지역에 교구 사제를 파견하는 것) 사제를 파견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그는 “원주교구 사정도 여의치 않아 교구 내 어려운 곳을 돌보기도 벅찼다”면서 “당시 교구장님도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난감해 하셨다”고 회고했다.

김 신부는 해외와 인연의 끈이 닿아 있었다. 사제 성소를 발견하게 해준 어린 시절의 본당 주임 신부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출신 선교사였다. 사제품을 받기 전까지는 호주 성골롬반 신학대학에서 공부했다. 1998년부터 5년 동안 미국 뉴욕 그레이트 넥(Great Neck)에서 교포 사목을 한 경험도 있다. 미국 성요한대학교 대학원에선 사목신학을 공부했다.

매일 영어 공부, 준비 철저히

김 신부는 “다행스럽게도 잠비아의 공용어가 영어다. 영어권 국가에서 공부하고 사목한 경험 덕분에 언어를 사용하는 데는 큰 불편함 없이 사목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평소에도 독서와 복음을 매일 영어로 읽고 묵상하며 언어감각을 잃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일부러 가난하고 어려운 지역을 자청했다. 올해 초 뉴질랜드 선교사 제안이 들어왔는데 고심 끝에 거절했다. 옥수수를 짓이겨 주식으로 먹고, 전기도 자주 끊기는 데다 인터넷이 잘 되지 않는 잠비아야말로 예수님의 가난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은 사제관도 없다. 만 65세에 케냐 선교사로 나섰던 안동교구 류강하(베드로, 1939~2010) 신부의 책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를 읽고는 마음을 굳혔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는 말씀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현지 사람들과 친구가 돼 그들 마음속에 예수님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어렵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