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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공동체
가톨릭평화신문 2017.12.1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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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역사에 담긴 이야기 발굴하고 함께 나눠야
전주교구 군산 둔율동성당 등록문화재 지정 세미나… 본당 역사·건축 양식 등 토론
▲ 군산 둔율동성당. 전주교구 홍보국 제공



전주교구는 군산 둔율동성당(주임 권이복 신부) 등록문화재 지정을 기념하기 위해 9일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군산 시민들과 신자 등 500여 명이 함께한 이날 미사에서 "둔율동성당이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것에 감사드리며, 지금까지는 성당이 신자들의 보금자리였다면 이제부터는 지역 주민들에게 삶의 이정표가 되고 방향을 제시하는 참된 스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미사 후에는 신앙 선조들의 삶이 새겨져 있는 유물 전시관 축복식과 더불어 제1회 둔율동성당 학술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둔율동성당의 역사와 건축 양식, 초기 신자들의 거주지와 이동 모습, 문화재 활용 방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종합 토론을 벌였다.

김진소(호남교회사연구소 명예소장) 신부는 기조 강연에서 "교회 역사를 볼 때 신앙 선배들이 어떻게 살았는가 그 영성을 살피고 삶을 본받는 교훈적 의미가 중요하다"며 "군산본당(둔율동본당 전신)의 영성은 순교 정신과 성모 신심에 있으며, 전쟁 후 보육원을 운영하고 집창촌 윤락 여성들을 위한 회관을 건립한 모습에서 그 신심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김정숙(영남대) 교수는 교구 사료를 바탕으로 한 발표에서 "군산본당은 일제 강점기에 군산항과 더불어 급성장했으며 본당 발전사는 평신도들의 삶의 현장에서 이뤄졌다"며 "본당 승격 4년 만에 보좌 신부를 초청하고 신자 수 1000여 명에 청년회, 성모 신심 부녀회 등 6개 단체 활동이 이뤄질 만큼 복음화돼 있었다"고 말했다.

성전 건축물에 대해 발표한 김문수(대전교구 신합덕본당) 신부는 문화재 등록에 따른 둔율동성당의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김 신부는 "둔율동성당은 일제 강점기와 근대 개항 도시의 배경에서 볼 때 군산지역 최초의 천주교 건물인 만큼 근대 시기의 천주교 건축 유산의 우수성을 알리는 견학 및 체험 행사가 필요하다. 아울러 단순히 건축물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90여 년의 본당 역사 안에 감춰지고 새겨진 스토리텔링을 발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둔율동본당 주임 권이복 신부는 "본당이 초창기 지역과 함께하면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됐던 것처럼 앞으로 시민들의 교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군중 속의 교회로 세상과 소통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둔율동성당은 건축 계획 단계에서부터 최종 준공에 이르기까지 기록을 정리한 「성전 신축기」를 잘 보관해 왔다. 이는 1950년대 군산 지역 건축 설계, 공사 등을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 고딕 양식의 성당 건물은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4월 등록문화재 677호로 지정됐다.

신현숙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