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을 해주세요.

로그인
닫기
교구/주교회의
가톨릭평화신문 2017.12.14 등록
크게 원래대로 작게
글자크기
독박육아에 노키즈존 논란까지… 두 번 우는 엄마들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열린세상 김혜영입니다'




아이를 동반한 고객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 차별이라면서 노키즈존 식당의 개선을 권고했다. 하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 국회의원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장하나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에게 노키즈존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노키즈존 논란 어떻게 바라보나.
 

굳이 특별한 영업장에서 노키즈존을 선언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노키즈존이라고 느낀다. 편하게 갈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없다. 대한민국 사회가 엄마들, 특히 아이를 동반한 엄마들한테 아주 배타적이다. 이미 차별을 많이 느끼는데 이런 현상까지 더해져서 열띤 논란이 불가피한 게 아닌가 싶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도 노키즈존을 이해한다는 이들이 있는데.
 

식사하는 장소에서 아기 기저귀를 간다거나, 아이들이 몹시 소란한데 주변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뻔뻔하게 그래서 어쩔 것이냐. 아이가 통제가 안 되는 게 당연하지 않으냐는 식으로 나오는 몇몇 부모들을 거론하면서 노키즈존이 이해된다는 글을 SNS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그러나 노키즈존 설정은 사업주의 자유 영업권으로만 봐야 할 부분이 아니다.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추세가 오히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끄러운 현상이지 않을까 싶다.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는 응답이 90가 넘는 조사 결과도 있다.
 

3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식당에 가면 정말 불편하다. 하지만 불편을 감수할 것인가와 오지 말라고 할 것인가의 문제는 다르다. 예를 들어 미국 영화를 보면 부부가 외식을 간다거나 외출할 때 옆집 10대 소년소녀들이 아르바이트로 베이비시터(아이를 봐주는 도우미)를 한다. 맡기고 가는 것이다. 정말 그러고 싶다.

 

▶육아 여건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인가.
 

엄마들에게 선택권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단기간 보육, 시간제 보육 같은 제도들은 사실 국가 책임이다. 이를 못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벌어지는 것이다. 엄마들이 아이들 단속을 안 해서라거나 식당에 굳이 애들을 데리고 나와 민폐를 끼친다고 봐야 할 사안이 전혀 아니다. 한국적 특수성을 똑똑히 봐야 해결될 부분이지 한국 엄마들이 유독 개념이 없어 아이들에게 관대하다는 식의 생각은 잘못됐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가 강제성이 없다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면 좋을까.
 

대한민국 엄마들이 독박육아를 하면서 힘든 이유는 경력이 단절되고 사회적 자아를 모두 잃어버려서다.
 

아직도 엄마 두 명 중 한 명이 부당 해고에 가까운 일을 당한다. 회사에선 퇴사를 종용하고, 애를 키우면서 일하는 것에 대한 배려가 없다. 가사와 육아는 장시간 노동으로 배우자와 분담도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외식 횟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엄마들이 엄마 파업을 하지 않은 것만 해도 신기하다. 이럴 정도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장하나 공동대표(정치하는 엄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