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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해외교회
가톨릭평화신문 2018.01.1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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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우리에게 태도의 변화 요구한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밝힌 ‘교황청의 2018년’
▲ 교황청 집무실에서 성 베드로 광장을 내다보고 있는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CNS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정 시노드 후속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은 "지혜와 신중함, 그리고 인내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교황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나온 것"이라고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말했다. 또 이 문헌과 관련해 "교회 안에 나타났고 아직도 존재하는 어려움들은 정확히 말하자면, 교황이 우리에게 태도의 변화를 요구하는 데서 비롯된 것들"이라고 바티칸 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파롤린 추기경은 바티칸에서 교황 다음가는 2인자다. 그는 문헌과 관련한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이혼 후 재혼(사회혼)한 신자에 대한 영성체 허용 가능성 논란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사랑의 기쁨」에서 "그들(미혼ㆍ재혼 등으로 상처 난 가정)의 다양한 상황을 지나치게 엄격한 틀에 맞추지 마라. 그들이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온전하게 통합되도록 사목자들이 잘 식별하고 동행하라"고 권고했다. 논란은 여기에 달린 각주에서 촉발됐다. "어떠한 경우에, 이는 성사의 도움을 포함할 수 있다. 그래서 사제들에게 고해소가 고문실이 아니라 주님의 자비를 만나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고 싶다. 성찬례는 완전한 이들의 보상이 아니라 나약한 이들을 위한 영약이라고 이미 말했다"는 부분이다.

이 각주는 해석하기에 따라 재혼자가 고해성사를 통해 진정으로 참회하면 성체를 영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혼인의 불가해소성에 관한 전통적 가르침이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보수 성향의 고위 성직자들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카자흐스탄 주교 3명에 이어 이탈리아의 카를로 비가노 대주교가 이혼 후 재혼자 영성체 문제는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따르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패러다임 변화의 문제다. 문헌이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정신과 새로운 접근법이다. 모든 변화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황청의 2018년을 간략하게 펼쳐 보이는 성격의 인터뷰라 더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그는 또 "2018년은 젊은이들의 희망과 목표, 그들이 직면한 도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세계 가정대회와 10월 개막하는 주교 시노드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10월 시노드란 교황이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이라는 주제로 소집한 제15차 세계 주교대의원회의를 말한다.

그는 "중요하고 혁신적인 면 가운데 하나가 교회와 젊은이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라며 "그것은 가부장적 후견주의를 배제하고, 책임의 패러다임 형태로 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무엇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최소화하고, 그들이 세상에서 복음을 선포할 수 있도록 사명을 일깨우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교황청 기구 개혁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발걸음을 몇 발짝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황이 추구하는 개혁은 정신과 태도의 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새 법령을 선포하고, 규범을 만들고, 새 사람을 앉혀 구조를 바꾸는 차원의 개혁을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