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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2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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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모야모야병 판정 받은 김신일씨, 재활치료로 운동 기능 회복하고 일자리도 찾아
▲ 지난 2016년 11월 취재 당시 아버지 김신일씨를 돌보던 딸 김광욱(왼쪽)씨. 가톨릭평화신문 DB



지난 2016년 11월 6일 자 가톨릭평화신문(1388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소개돼 1275만여 원의 성금을 받은 김신일(니콜라오, 52)씨의 딸이 최근 본지에 감사의 마음이 가득 담긴 편지를 보내왔다. 혈관 질환의 일종인 모야모야병을 앓는 아버지를 극진히 간병해온 맏딸 김광욱(크리스티나, 21)씨는 "너무도 절망적인 상황에서 큰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야 그 감사한 마음을 늦게라도 전해드리게 됐다"며 "모야모야병 판정을 받으셨던 아버지는 경희의료원에서 국립재활원으로 옮겨 재활치료를 받고 나서 운동 기능을 거의 완벽히 회복하셨다"고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이어 "인지 기능에는 약간의 후유증이 남았지만, 지역 주민센터에서 연계해준 일자리를 찾아 조금씩 일을 하고 계시다"며 근황을 알렸다. 다음은 감사 편지 요약이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 12월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사랑을 받았던 김광욱 크리스티나입니다. 우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전해드리는 게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2016년 10월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불치병인 모야모야병 판정을 받았던 저희 아버지께서는 경희의료원에서 외과 치료를 마치신 뒤 서울 인수동 국립재활원으로 옮겨 3개월간 재활 치료에 전념한 결과, 운동 기능을 거의 완벽히 회복하셨습니다. 인지 기능에는 약간 후유증이 생기셔서 전처럼 장시간 동안 일을 하는 것은 어렵지만, 아버지는 지역 주민센터에서 연계해 준 일자리를 찾아서 조금씩 일을 시작하고 계십니다. 또한, 가족 모두는 서울대교구 수유1동성당을 다니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엠마우스 성가대에서, 제 동생도 예그리나 전례부에서 성실히 활동 중입니다.

얼마 전, 집에서 서랍을 정리하다가 제가 아버지께 쓰다가 마무리하지 못한 편지를 한 통 발견했습니다. 그 편지의 첫 문장은 마태오복음 5장 3절에서 5절까지의 말씀이었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아마도 그 편지를 쓸 때는 의식이 없으셨던 아버지를 한 번만 깨워달라고 처음 갔던 성체조배실에서 절실히 기도하고 있던 중이었던 듯합니다. 기도 중에 성체조배실에 놓여 있던 성경을 펼쳤는데 우연히 행복선언과 맞닥뜨렸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이렇게 제게 힘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당시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고, 불안했고, 너무도 약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겐 더욱더 아버지께서 괜찮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은 제가 원하는 확신을 주지 않았고, 그 때문에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병원에서나 저는 절망적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불안에 떠는 제게 확신을 주시고 앞으로의 행복을 약속하셨던 분은 다름 아닌 주님이셨습니다. 그 말씀에서 저는 확신을 얻었고, 제 불안감을 잠재웠습니다. 편지의 시작이 행복선언이었던 것은 아마도 제가 그 확신을, 그 울림을 누워 계셨던 저희 아버지께도 전해드리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주님께서는 그 약속을 지켜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얼마 뒤 기적처럼 의식 불명 상태에서 깨어나 지속해서 건강이 호전되셨습니다. 이후에도 우리 가족은 셀 수 없이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고, 도움을 받는 내내 저는 주님께서 항상 저와 함께하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보답으로 저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한 성심껏 봉사하며 살아갈 생각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 번 주님께,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제 슬픔은 확실히 그분께서 약속하신 행복으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가족의 행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독자 여러분도 진정으로 행복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오늘도, 내일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