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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활/문화/
가톨릭평화신문 2018.03.2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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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과 부활 음악 묵상집
▲ 목마르다



목마르다

유영민 지음 / 모노폴리 / 1만 2000원




교회 음악은 음악의 한 유형이라기 보다는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 음대에서 음악학을 전공한 유영민(레지나) 교수가 펴낸 음악 에세이 「목마르다」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저자가 자신의 교리 지식과 풍부한 음악적 견해를 접목해 펴낸 책이다.

저자가 처음 하느님을 받아들인 뒤 유학하며 겪은 신앙생활, 평소 느꼈던 관련 음악에 대한 감상 등을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내 눈길을 끈다.

음악과 관련된 책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어려울 것이란 편견은 이 책에서만큼은 버려도 좋다. 각 음악과 관련된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배경들은 책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게 만들다 못해 관련 음악을 듣고 싶게 만든다.

400년 넘게 독보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알레그리의 미제레레가 교황청의 악보 유출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1770년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사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채 한 세기 넘게 묻혀 있던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멘델스존이 무대에 다시 올린 이야기 등 저자는 수 세기 동안 사랑받아온 수십여 곡의 노래에 불어 넣어진 하느님 숨결을 풀어냈다. 다양한 미사곡에 관한 소개, 음악에 담긴 복음 이야기 등을 풍성하게 담아냈다.

책은 사순과 부활 음악 묵상집으로 전례 흐름에 따라 관련된 음악을 소개하고 있지만, 우리가 듣는 음악을 제대로 알고 듣게끔 이끄는 안내서와 같다. 멋모르고 듣던 위대한 곡들에 얽힌 숨은 이야기들이 교회 음악을 다시 듣게 만드는 책이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