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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5.0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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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하루 한끼 먹어도 아들 학비가 더 걱정
16년째 하반신 장애로 사는 박애란씨폭력 남편서 도망쳐 홀로 아들 키워 생활고 심각, 병원도 제대로 못 다녀
▲ 김정식(왼쪽) 전 등촌3동본당 빈첸시오회장 등이 휠체어에 타기 위해 리프트를 작동하는 박애란씨를 돕고 있다.




박애란(데레사, 54, 서울대교구 등촌3동본당)씨는 하반신을 쓰지 못한다. 장애를 안고 살아온 지 16년째. 하반신을 못 움직여 몸을 팔로 지탱하다 보니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몰랐다. 심한 손목 통증에 최근엔 어깨까지 다쳤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여서 생활비가 빠듯해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과학고에 다니는 아들 바오로 학비 걱정에 늘 노심초사한다. 집에 있는 싱크대는 키에 맞지 않아 설거지를 못한다. 이러다 보니 겨우 전기밥솥에 밥만 안쳐 성당에서 한 달에 두 번 가져다주는 밑반찬으로 끼니를 때운다. 점심, 하루 한 끼가 고작이다. 저녁은 선식으로 대충 해결한다.

휠체어를 타고 성당에 다녔지만, 본당 식구들은 박씨의 형편이 이렇게 어려운 줄은 까마득히 몰랐다. 하도 밝게 웃으며 긍정적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강서구 등촌3동 주공 9단지 임대아파트를 돌던 수녀의 방문으로 그의 사정이 본당에 알려져 그제서야 본당 도움을 받게 됐다. 본당 전 빈첸시오회장 김정식(다니엘, 70)씨와 회원 이수남(베드로, 69)씨는 아파트 문조차 열기 힘들어하는 박씨를 위해 리모컨 조작을 통해 자동으로 문을 여닫게 해줬다. 휠체어에 올라타기 쉽게 리프트도 인근 복지관에서 빌려다가 설치해줬다. 문턱을 없애고 간이 경사로도 만들어줬다. 본당 식구들도 수시로 박씨 집에 들러 살림살이도 돕고 반찬도 가져다주고 목욕도 시켜준다.

1998년 35세 늦은 나이에 친구 소개로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에 살던 일본 남자와 국제결혼을 했을 때만 해도 그는 멀쩡했다. 그런데 의처증이 심했던 남편은 그를 집안에 가둬두고 손찌검하기 일쑤였다. 가정폭력으로 임신 중에 유산 위기까지 겪었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가정폭력에 죽을 것만 같아 도망치듯 2000년 11월 귀국했다. 직장에 다니며 친정엄마의 도움으로 아이도 키웠지만, 2002년 11월 당한 교통사고는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고통이었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남편과 이혼한 뒤 아이를 돌보며 살았지만, 지난해 12월엔 친정엄마마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다행히 친정엄마는 회복되긴 했지만, 걷지를 못해 동생 집으로 가야 했다.

홀로 된 박씨는 정말 막막하기만 하다.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도 과학고에 들어가 대입을 눈앞에 둔 아들과 어떻게 살아갈지, 또 어떻게 공부시킬지 두렵기만 하다.

글·사진=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후견인/김용자(아가타) 수녀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등촌3동본당"수급비로는 생계나 아들 교재비조차 감당하기 힘듭니다. 제가 사도직을 하며 뵌 분들 중 상황이 가장 열악합니다. 자신이 먹는 것조차 줄여 아들 학비를 대려는 어머니의 사랑에 눈물이 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꼭 사랑을 나눠 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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