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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활/문화/
가톨릭평화신문 2018.05.18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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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프라노 임선혜 아녜스
평화나눔음악회로 전국 순회하며 재능 펼쳐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아녜스, 42)씨는 인터뷰를 두 차례나 연기했다. 열흘도 안 되는 기간에 세 차례 지방 순회 연주회를 소화해 내느라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최상의 목 상태를 위해 연주회를 앞두고는 대화조차 꺼린다.
 

11일 밤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제4회 cpbc 평화나눔음악회를 마치고 만난 임씨는 "평화나눔음악회를 열어준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에 감사하다"며 "제가 한 일은 잘 차려진 반상에 수저를 올린 것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올해 평화나눔음악회는 모두 네 차례로 이뤄졌다. 원래 이날 연주회에만 초청됐지만, 음악 나눔을 희망해온 그의 제안으로 세 차례 연주회가 더해졌다. 임씨는 3일 경남 산청 성심원을 시작으로 부산 소년의 집(4일)과 충남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8일), 명동대성당(11일)까지 cpbc 제작진과 함께 평화나눔음악회를 열었다. 음악회에선 해설자 겸 연주자였다. 임씨는 쌀쌀한 날 열린 야외공연도 마다치 않았다.
 

평화나눔음악회는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주년을 맞은 2015년부터 해마다 개최해왔다. 올해 음악회는 임씨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는 퀸텟 레볼루션과 해금병창 신현석(요한)씨, 명창 장문희씨 등 다양한 장르의 재능있는 음악인들을 초청, 동서양 악기와 목소리의 어울림을 통해 평화와 화합을 이루도록 프로그램을 짰다.
 

아시아의 종달새, 고(古) 음악계의 최고 소프라노 등 걸출한 별명이 따라붙는 그에게는 또 다른 별명이 있다. 나눔 천사다. 임씨는 2009년 명동대성당에서 마련한 희망나눔 콘서트를 시작으로 해마다 젊은 음악 예술인들과 함께 재능 나눔 공연을 펼쳐왔다. 희망나눔 콘서트는 전국의 장애인 복지시설과 어르신 요양시설과 같은 문화 소외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음악회다. 임씨의 이러한 경험이 올해 30주년을 맞은 cpbc의 평화나눔음악회와 만나 올해 음악회는 더욱 풍성한 콘서트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임씨의 부모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에서 만난 인연으로 혼인했다. 임씨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사랑 실천을 보고 자랐다. 그래선지 임씨는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는 세계적인 성악가이지만, 문화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연주회를 거의 해마다 열어왔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신앙과 봉사 정신 덕분이다. 그는 돈독한 신앙인이기도 하다. 아무리 바빠도 주일 미사를 거른 적이 없고 연주회 직전엔 늘 기도로 마음을 다잡는다.
 

임씨는 "평화나눔음악회를 통해 전국을 순회하며 특별한 연주 경험을 하게 해준 cpbc와 연주자들에게 다시금 감사드린다"고 웃음 지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